기획기사/지금 우리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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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한인 작가 <이민진> “재외동포에게 부여하는 명료한 언어와 목소리”기획기사/지금 우리곁의 2019. 8. 19. 18:13
재미 한인 작가 “재외동포에게 부여하는 명료한 언어와 목소리” 지난 5월, 전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의 페이스북에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세 권의 책이 올라왔습니다. 그중 하나인 「파친코(Pachinko)」는 한국계 1.5세인 이민진(Min Jin Lee, 1968) 작가가 재일 동포들의 처절한 삶을 풀어낸 재외 동포 문학입니다. 영어로 번역된 한국 문학을 읽으며 자신의 핏줄인 한국의 역사적・문화적 유산을 학습해온 그녀는 이제 자신의 손으로 쓴 한국 역사를 전 세계에 알리는 저명한 작가가 되었습니다. 서울 출생인 이민진은 함경남도 출신인 아버지와 부산 출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자신을 2개의 코리아, 즉 남북의 아이라 칭합니다. 그녀가 일곱이 되던 해, 전쟁을 피해 한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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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어권 작가 <안나 킴> “우리의 정체성에 투영된 정치와 역사”기획기사/지금 우리곁의 2019. 8. 19. 17:59
독어권 작가 “우리의 정체성에 투영된 정치와 역사” 어릴 때부터 문학이 좋아 작가의 꿈을 꾸었던 대전 태생의 안나 킴(Anna Kim, 1977)은 이제 성공한 작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다만 그녀가 활동하는 문단은 한국이 아닌 독일어 문학권이고, 25만 유럽 한인 동포 중 유일하게 주류에 진입한 작가라는 점을 눈여겨봐야 하죠. 안나 킴은 서양화를 전공한 아버지가 브라운슈바익 예술대학의 교환교수로 초대되어 1979년에 가족이 함께 독일로 오게 되었습니다. 마침 어머니도 독일어와 철학을 전공했기에 가족을 위한 좋은 선택이었지만, 무엇보다도 당시 남한의 독재정권을 피할 기회이기도 했죠. 6년 후, 아버지가 빈 미술대학의 교편을 잡게 되어 다시 이사한 빈은 그녀가 한국계 오스트리아 작가가 된 배경입니다.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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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문학권 작가들 <인스 최, 제니 한> “한국 고유의 독특함으로 삶을 이야기하다”기획기사/지금 우리곁의 2019. 8. 19. 17:53
영어 문학권 작가들 “한국 고유의 독특함으로 삶을 이야기하다” 재외 동포에게 다문화주의는 매우 중요한 가치입니다. 여러 민족이 모여 사는 사회에서 모든 삶의 방식은 공존한다는 관용을 추구하는 이념이기 때문이죠. 중심 문화와 주변 문화의 위계질서를 없애려는 다문화주의는 60년대 후반에 캐나다에서 대중화되었고, 이민자가 많은 미국 등의 영어권 국가로 빠르게 퍼졌습니다. 영어권 국가 중 가장 많은 재외 동포가 거주하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이민 1세대인 부모와 다문화사회의 품에서 자란 한국인 후세대가 이제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는 인스 최와 제니 한은 비극적인 이민 역사의 애통함이 주를 이룬 이민 1세대의 문학 세계와는 거리가 멉니다. 대신 영어권 독자들이 공감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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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캐나다 작가 <다이앤 리> “새로이 도래한 한국문학의 변경”기획기사/지금 우리곁의 2019. 8. 19. 17:37
한국계 캐나다 작가 “새로이 도래한 한국문학의 변경” 한국계 캐나다 작가인 다이앤 리(Diane Lee, 1974)는 45세의 나이에 낸 첫 작품으로 세계문학상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등단한 늦깎이 소설가입니다. 대구에서 태어나 이봉주라는 한국 이름을 가졌고, 20대 후반에 밴쿠버로 이주해 캐나다 국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녀가 첫 작품을 들고 문을 두드린 곳은 한국 문단이었지만, 뜻밖에도 한국을 20년 동안 방문하지 않은 반전이 있습니다. 외국에서 한국어로 쓴 2019년작 「로야」는 한국계 캐나다인 여성 주인공과 그녀의 가족사가 담긴 장편소설입니다. 뜻밖의 교통사고를 당해 후유증을 앓으며 정신적 한계에 내몰린 주인공이 내면 깊숙이 묻어둔 상처와 마주하고 갈등을 겪으며 회복하는 과정을 치밀하게 풀어냈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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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프랑스-스위스인 작가 <엘리자 수아 뒤사팽> “아름답고 간결한 언어로 기원을 탐구한다”기획기사/지금 우리곁의 2019. 8. 19. 17:33
한국계 프랑스-스위스인 작가 “아름답고 간결한 언어로 기원을 탐구한다” 프랑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프랑스-스위스 작가 엘리자 수아 뒤사팽(Elisa Shua Dusapin, 1992)의 미들 네임은 그의 어머니가 딸을 부르는 한국식 이름입니다. 그녀는 프랑스 코레즈에서 태어났지만, 스위스의 국민이기도 하며,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소설가죠. 고향과 문화의 경계를 오가며 정체성을 찾아 방황하던 그녀에게 소설 집필이란 그저 멀찍이 바라보던 한국과 닿을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 열쇠입니다. 뒤사팽은 프랑스인 사위를 인정하지 않던 외조부모로 인해 평화로운 가족 대신 불화와 살아오며 정체성 혼란을 겪었습니다. 첫 한국행은 열셋에 외가의 고향으로 떠난 가족여행이었습니다. 그 후 프랑스와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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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 고려인 문학 작가들 <박미하일, 아나톨리 김> “나는 당신의 후예임을 알아내고 한없이 기뻐했습니다”기획기사/지금 우리곁의 2019. 8. 19. 17:21
CIS 고려인 문학 작가들 “나는 당신의 후예임을 알아내고 한없이 기뻐했습니다” CIS(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는 소련이 해체한 1991년에 구소련 계승을 목적으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10개 공화국이 동맹을 맺은 독립국가연합의 약칭입니다. 우리 민족인 고려인이 스탈린 체제와 소비에트 시기를 거치면서 소수민족 분리정책과 강제이주를 당하며 아픔을 품고 살아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고려인은 거친 역사 속에서도 한민족의 언어, 문화, 전통 등 민족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그중 하나가 바로 문학입니다. 강제 이주 전에 사망하거나 연해주・사할린에서 태어나 중앙아시아로 이주한 1세대 문인, 북한에서 태어나 소련으로 망명한 2세대 문인,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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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문학 작가 <허련순> “세월이 흘러도 피는 묽어지지 않는다”기획기사/지금 우리곁의 2019. 8. 19. 16:56
조선족 문학 작가 “세월이 흘러도 피는 묽어지지 않는다” 중국 공민이라는 국민 정체성과 한민족이라는 민족 정체성 사이에서 방황하는 조선족의 슬픈 삶을 작품으로 풀어내는 조선족 작가 허련순(许莲顺, 1955)은 한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의 보따리를 평생 품고 살아왔습니다. 한국에서의 첫 작품으로 장편소설 「사내 많은 여인」을 출간하며 그리도 갈망하던 한국 독자와 마주한 1991년, 그녀의 책 서문에는 다음의 짧고 굵은 말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조선 민족으로 중국에 살면서도 우리 민족의 사명감만은 꿈에도 잊을 수 없었다.” 허련순은 중국 지린성의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延吉)에서 태어난 조선족입니다. 19세에 아동 잡지 ‘홍소병’에 시를 발표하고 극작가로 활동하며 20대를 보냈죠. 1986년 ‘청년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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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아동문학가 <린다 수 박> “영어권 독자에게 안내하는 한국 문화와 정신세계”기획기사/지금 우리곁의 2019. 8. 19. 16:41
재미동포 아동문학가 “영어권 독자에게 안내하는 한국 문화와 정신세계” 린다 수 박(Linda Sue Park, 1960)은 박명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재미동포 2세 아동문학가입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나 한국어 대신 영어에 둘러싸여 자랐는데도, 한국의 풍물과 역사, 전통 생활상을 생생한 동화로 풀어내 미국 아동문학계에 한국을 널리 알린 탁월한 능력의 작가죠. 사실 열두 살이 되어서야 한국 땅을 처음으로 밟은 린다 수 박은 대학에 진학해서도 영국과 아일랜드 문학 전공을 택했습니다. 아일랜드 남성과 결혼해 낳은 두 아이가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종종 묻기 전까지, 그녀의 어리고 젊은 시절에서 한국의 흔적은 유명무실했습니다. 한국의 피가 흐르는 자녀에게 한국을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이 없을뿐더러, 당시 영어로..